
오버드라는 존재는 모든 감각 면에서 인간보다 월등한 존재다.
평범한 사람은 들을 수 없는 것, 볼 수 없는 것, 느낄 수 없는 것.
그렇기에 평범함 속으로 녹아들 수 없는 존재.
키류 코우야의 명제와 풀이였다.
어느 날, 아직 해가 뜨지 않은 새벽에 문득 울리는 소리가 있었다. 피아노의 건반음.
리버레이터즈로 생활하던 시절, 백색의 무지가 치던 곡조를 언뜻 떠올린다.
곡명도, 무엇도 알 수 없었음에도 반복해서 치는 것을 포기하지 않았던 모습.
짧은 상념을 털어낸 그가 자리에서 일어났다. 스터디카페에 사람이 드나들기엔 너무 이른 시간이었다.
손님이 무단으로 들어와 인테리어로 둔 피아노를 건드렸나 싶었는데, 눈에 맺힌 상은 퍽 익숙해진 뒷모습이다.
엔도 센리츠.
온실 속 화초처럼 지내던 멍청한 도련님.
그와 대면했던 순간을 떠올린다. '해결사' 앞에서 블러핑을 치던 발언. 그렇다면 비일상이 그에게서 앗아간 것이란… .
부러 시선을 맞추지 않고 카페 벽 너머에 등을 기댄다. 기척을 내면 저 소음이 끊길 것 같지.
안 듣느니만 못한 연주였다. 연주자 본인도 그것을 알기에 이런 어둠 속에서 홀로 쥐새끼처럼 숨어서 치고 있는 것일 터다.
엉터리였더라도 들어본 적 있는 곡조이기에 귀가 음률을 잡아챈다. 원래는 저런 곡인가.
건반을 짚는 손은 분명 제 박자에 자리를 찾고 있으나, 연주라기보단 비명에 가까울 정도로 강세가 조절되지 않는다는 건 자신 같은 문외한이라도 알 수 있었다.
화풀이라도 하는 건가? 싶어 살짝 고개를 기울이면, 어둠 따위는 무시한 채 오버드의 시야를 통해 연주자의 모습을 포착한다.
조심스러운 손짓, 진중한 표정. 저와 마주했을 때보다 더 절박한 얼굴. 저런 표정도 지을 줄 아는 녀석이었나.
인간이라고 할 수 없을 괴물이 되고서도, 한계에 부딪혀 애를 쓰면서도 멈추지 않는 것.
그 모습을 보고 비웃을 생각은 들지 않는다. 그 마음이 기어코 자신을 이곳에 데려다 놓았으니.
자신 역시 그토록 거부하던 열망을 재차 품고 말았으므로.
그 후로도 종종 어느 새벽에 카페 한 켠의 피아노가 울리면, 키류 코우야는 굳이 그 순간을 깨뜨리지 않은 채 흘려보내 주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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세션 끝나고 어느정도 독기빠진 후의 코우야라면 어느 부분에서 센리츠를 인정...?까진 아니어도 봐주는 경향이 있을지도 모른단 생각을 했어요
결국 코우야는 센리츠가 말한대로 느리지만 점진적인 변화를 그 눈으로 지켜볼 수 있게 되었으니까요.
근데 : 이제 그 누구도 얘가 센리츠를 봐준다는걸 알수없음 본인만 앎 어쩌면 본인도 의식하지않을수있음 <이게웃김
ㅋㅋㅋㅋ